처음 주문해보는 커스텀 이어폰 - 1
Written in 2022/07/10 06:14:33 UTC, categoried as hifi
커스텀 이어폰을 질러보자
나는 많은 이유로 유선 이어폰을 좋아한다. 그런 만큼 여러 모델을 써왔는데, 요전번 갑자기 커스텀 이어폰을 하나 장만하고 싶어서 질러버렸다. VISION EARS
의 VE7
모델이다. 이 VE7
은 소리를 매우 분석적으로 재생한다고 한다. 내 취향에 잘 맞아서 선택했다.
커스텀 모델인 만큼 가격이 어마어마했다. 320만원 조금 안 들었다. 커스텀 디자인에 일러스트까지 추가했더니 원래 가격에서 많이 뛰었다.
청음샵 방문하기
VE7
을 사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서, 친구들을 모아 청음샵에 방문해 실제로 들어봤다. 과연, 리뷰대로 이 이어폰은 틀림없이 매우 분석적인 소리를 내주었다. 심지어 이 이어폰보다 훨씬 비싼 모델에 비해서도 그랬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나는 VE7
의 소리가 엄청 플랫(모든 대역에서 출력이 비슷)한 줄 알았는데, 대체로는 그랬지만 중고음이 상당히 강조된 소리였다. 이 대역은 (특히 여성) 보컬 대역이라 볼륨을 많이 키우지만 않는다면 부담스럽게 들리지는 않았다. 소리를 듣고 나니 이게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예약을 했다. 귓본 작업이 필요해서 예약이 필수라고 하더라.
디자인 고르기
예약을 마치고는 어떤 디자인으로 만들지 고민을 시작했다. 여러 옵션이 있었는데, 이 옵션들을 눈으로 보고 싶어서 카탈로그를 보여달라고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보여주셨다.
다만 디자인을 선택하는데 생각보다 애를 많이 먹었다. 제조사가 제공하는 최신 디자인이 해당 카탈로그에 아직 없는 것도 있었고, 페이스 플레이트
(Faceplate
)와 셸
(Shell
) 디자인이 분리되어 있어 실제로 보면 어떨지 가늠이 어려운 점도 있었다.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이렇게 하기로 결정했다. 왼쪽에는 클리어 셸과 은색 미러 페이스 플레이트, 오른쪽에는 블랙 셸과 블랙 우드 페이스 플레이트에 일러스트 추가.
귓본 뜨고 주문 확정하기
예약일이 되서 바로 귓본을 뜨러 갔다. 이 때 귀에 어떠한 상처나 염증도 없어야 한다고 했다. 귓본을 뜨는게 아주 신기했는데, 레진처럼 두 가지 종류의 실리콘을 섞어서(섞으면 굳기 시작한다고 한다) 주사기에 넣고 귀에다 짜넣는다. 다 넣으면 귀에 상당한 압력이 생긴다. 나는 이관(유스타키오관)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어서, 이걸로 압력을 뺐다. 빼도 되는지 몰랐는데, 시간이 되고 뽑으니까 되게 잘 나왔다고 하셔서 그런가보다 했다.
귓본을 뜨고 나면 디자인을 확정하고, 최종적으로 주문서를 작성해 본사에 보내면 주문이 완료된다. 저번 방문때 봤던 카탈로그가 오늘도 있었는데, 한참을 고민해도 더 좋은 디자인은 생각나지 않아서 저번에 결정했던 디자인 그대로 진행했다. 일러스트는 나중에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하셔서, 친구랑 작업해서 보내드렸다.
기다리기
주문이 끝났으면 이제 무작정 기다리면 된다. 5월 즈음에 주문을 했으니까 거진 2달이 넘었다. 6월 말에 얼마나 진행됬는지 물어보니 다음주에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간다고 하더란다. 그러니까 아무리 빨라도 7월 4일에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갔다는 말이 된다. 여기서 행복회로를 조금 돌려보자. 2주쯤 지난 오늘, 7월 17일에는 완성되지 않았을까? 그러면 곧 배송을 시작할 것이고, 그러면 늦어도 다음주에는...
실 개봉기와 사용기는 이어폰이 도착하고 나서 쓰겠다. 빨리 왔으면 좋겠다.